[기고] ‘취준생’과 직업능력개발
[기고] ‘취준생’과 직업능력개발
  • 전성규 충남인력개발원장
  • 승인 2017.04.23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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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보릿고개를 경험한 베이비부머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그 시대의 절체절명의 과제는 ‘먹거리’가 아니었을까.
그러나 지금은 ‘먹거리’가 없어서 보릿고개를 겪고 있는 사람은 우리 주변에서 찾아보기가 어렵다. 오히려 ‘먹을 것’은 넘쳐나고 있는 상황.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의 현주소는 10명 중 4명은 ‘먹거리’를 장만할 수 없는 비경제활동인구이다.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가 넘는 시대를 살고 있지만 이처럼 고용률이 낮은 것은 고용 없는 성장으로 풀이될 수밖에 없을 듯하다. 고용 없는 성장은 극심한 청년 실업을 표현했던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 삼일절(31세가 되면 절망한다)에 이어 지금은 ‘대2병’을 호소하는 청년들까지 늘어나고 있다.
‘대2병’이란 자신감, 자존감이 넘쳐흐르는 ‘중2병’과 반대되는 증상으로 인생의 허무함을 느끼고 방황하는 대학교 2학년 시기를 빗대어 나온 표현이라고 하니 젊은이들의 고민을 이해할만하다.

다행히도 정부는 고용률이 지난 10년간 약 60% 수준을 답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용률 제고를 위한 국민 일자리 행복 로드맵을 다각적으로 제시하고, 성장-고용-복지의 선순환 고리 강화에 박차를 기하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옛말에 ‘구슬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아무리 좋은 제도도 이를 이용하려는 사람이 없다면 ‘그림속의 떡’에 불과할 것이다.
경총에서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4년제 대졸 신입사원이 입사 후 실무에 투입되는데 소요되는 기간은 평균 19.5개월이 걸리고, 이에 따른 1인당 재교육비용은 6000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되어, 많은 기업에서 대졸인력의 산업 현장투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대학 진학률의 여파로 기업은 기업대로 대학 졸업자에 대한 만족도가 낮아지는 등의 애로사항을 호소하고 있다. 이러한 연유로 산업현장에서는 전문대학이나 직업교육기관을 통해 실무를 익힌 인력을 선호함은 당연한 귀결이다. 하지만 기업은 여전히 인력부족을 호소하고 있고 젊은이들은 산업현장을 기피하는 현상까지 맞물려 결국 미스매치로 인한 인력불균형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교육훈련 현장에서는 취업 및 자격증 취득, 전액 무료교육 및 기숙사 제공, 월 20만 원의 교육수당 지급 등을 내세워 교육훈련생 모집에 나서고 있지만 교육훈련 수요자의 반응에는 여전히 온도차가 있다.

외형의 스펙보다는 내면의 실력을 먼저 갖추고, 당장 편리한 것만 쫓는 근시안적 시각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미래를 준비한다면, 많은 젊은이들이 보다 안정된 직장을 얻게 되고, 결국 개인과 기업은 물론 국가와 사회의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평균 실업률이 4%인데 비해, 청년실업률은 사상 최고치인 10%에 육박하고 있는 현실 속에, 산업현장 기피 현상으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만성적인 일손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공공 경제단체인 대한상의가 운영하는 충남인력개발원에서도 교육이수 후 산업현장에서 근무할 교육훈련생을 연중 모집하고 있다. 눈높이를 조금 낮추고 주변을 둘러보면 얼마든지 취업을 위한 통로가 활짝 열려 있다.

여러 사정으로 대학을 진학하지 못하였거나 미취업 상태에 있는 대졸자 또는 군 전역 예정자 등 전문기술을 익혀 산업현장으로의 취업을 희망하는 젊은이라면, 전액국비로 교육수당까지 지급하면서 운영되는 취업전문 교육기관이 주변에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주기를 기대한다.[전성규 충남인력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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